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쳐묵쳐묵/밖에서

당산동에서 밥 먹었다

Olympus OM-D E-M10 + 삼양 7.5mm F3.5

 


 

부동산 계약을 위해 연차를 냈다. 시간 맞춰 부동산에 도착했더니 왜 오늘 왔냐고 한다. 내일이래, 이 똥멍청이야!

회사에 연락해 휴가는 연장했고, 뭘 할 수 있을지 생각해봤다. 평일 낮이면 사람 많아서 걸렀던 식당을 가보는 게 좋겠지. 당산동 대관원에 가봐야겠다. 소스에 볶아 나오는 탕수육이 나온다고 했으니까. 너무 점심 시간지만 비도 오는데 웨이팅 있겠냐고요. 조금 안심하며 방문했지만 내가 틀렸다. 거의 만석. 

소자 한 접시 주문했는데, 1인분으로 딱 맞는 양이지 싶다. 탕수육만 시켜서 식사 삼는 사람이 또 있다면요. 소스가 튀김옷을 조금도 망가트리지 않는 걸 정석으로 친다면, 이곳에 줄 서있을 이유는 없을 것 같다. 어린이대공원역 인근 미식반점이 그런 면에 최근 가장 좋았다. 소스에 젖어 물렁해진 튀김옷이 맞는데, 조금 향수를 자극하는 지점이 있다. 고기가 육즙 팡팡 터지고,  튀김의 컨디션을 논하고, 우리 어릴 때 그런 게 어디 있었겠냐 솔직히. 좀 잘하는 동네 중식당서 내놨을 법한 모습은 오히려 이쪽에 가까울 것이고, 소스가 너무 달거나 시거나 하지 않는 게 더 중요하지 않았을까. 그런 밸런스는 참 좋다. 추억 보정이 좀 필요한 곳이긴 한데, 동네 중식당으로 손색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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