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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생각 붙들기

블로그와 브이로그




유튜브 퍼스트인 아이들이 있다. 조카가 자라는 모습을 간간히 지켜보고 있는데, 유튜브가 거의 모든 것이다. 그래서 터치 인터페이스가 기본이고, 키보드와 마우스라는 입력장치는 새로 배워야만 한다. 일본에서는 신입사원들에게 데스크톱 사용법을 따로 알려줘야 한다더라는 이야기가 나온 지 제법 되었다. 그래서 무언가를 찾을 때 유튜브부터 찾아본다고 한다. 검색 포털이 무용해질까. 문득 궁금해졌다. 유튜브에선 무엇이 검색되고 있는가? 구글 트렌드로 들어가 유튜브 검색으로 필터를 걸고, 지난 12개월간 인기 검색어와 주제를 살폈다. 

국내부터 보자면, 음악, 영화, BJ스트리밍, 키즈 콘텐츠 등 엔터테인먼트 관련 주제어만 보이는 상태다. 연령 데모를 활용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건 가능하지 못한 게 아쉽긴 하지만, 생활정보를 검색하고 있다는 단서는 아직 없다. 전 세계 주제어로 확장했을 때 8위에 '하우투'가 들어가 있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유튜브 사이트 자체를 좀 더 살펴봤는데, 카테고리 구성 자체가 엔터테인먼트에 맞춰져 있었다. 음악, 게임, 영화, 실시간. 여기에 별도의 키즈채널. 조금 더 뒤적거려보면 다른 카테고리가 있긴 한데, 너무 숨어있다. 코미디, 뷰티/패션, 스포츠, 기술, 요리/건강, 뉴스/정치. 

올해 5월, 네이버에선 브이로그를 블로그 서비스의 진화 방향으로 내세웠다. 이 이야기를 처음 접했을 땐 뒷북 아닌가 싶었는데, 동영상 플랫폼을 우리도 하겠다는 게 핵심은 아니었던 것 같다. 네이버가 제공하는 검색 결과의 경우 자사 블로그 포스팅에 의존성이 너무 크고, 그래서 전문성이 떨어지는 한편 노이즈(광고용 포스팅)가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이 많았다.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국내 제1 플랫폼일 수 있던 이유는 그 수요가 충분히 유효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일상에서 해결해야 하는 수많은 의문들은 전문적이기보다는 직관적인 답을 요구하는 경우가 보통이니까. 사람들은 블로그에 생활정보를 정말정말 많이 올렸다. 여행지 정보, 맛집 정보, 요리법, 연애, 육아... 이런 주제들은 누구나에게 이야깃거리가 있기 마련이다. 이것들을 영상으로 편하게 풀어놓을 수 있게끔 만들겠다는 게 그러니까 핵심이었던 것. 하기사 글로 설명하기보단 영상으로 찍어 보여주는 게 허들은 더 낮다. 편집을 생각하지 않아도 좋다면.

혹시 맛집 블로그 형식의 유튜브 채널이 있는지 살짝 찾아봤다. 본격적인 게 아직 없는 것 같다. 콘텐츠 크리에이터 본인의 신변잡기 혹은 여행기 성격으로 다룬 내용들이 있긴 하지만, 특정 식당을 소개하고 평가하는 리뷰 형식으로 전문화된 채널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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