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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생각 붙들기

인스턴트 파티매칭

연말이 가까워진다. 얼굴 한번 보자는 이야기들 슬슬 나올 때쯤이다. 사람들 만나는 게 너무너무 싫다는 건 아니다. 어디서 어떻게 모일지 결정하는 게 성가실 뿐. 일상을 위해 가꾸어둔 루틴이 있을 것이다. 매주 월요일엔 연습팀 모임이 있다. 화요일과 목요일은 회사 근처 청소년 수련관의 수영강습을 듣고 집에 돌아간다. 일요일은 동호회 모임에 할애를 하면, 수요일과 금요일, 토요일이 남는다. 토요일은 영화라던가, 쇼핑이라던가, 전시 관람이라던가 적당한 문화생활이 하고 싶다. 한 달에 한번 연습팀 특강이 있고 금요일인데, 이건 월초에 공지가 나므로 스케줄 체크는 미리 해줘야 한다. 그래서 수요일 정도만, 누가 묻는다면 가능한 날이라고 답한다. 이런 식의 루틴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래서 만나야 할 사람이 정해져 있는 경우, 날짜를 정하는 것부터 좀 기운이 빠진다. 무얼 먹을지 고르면서도 좀 곤란하다.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은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 이를테면 생활반경이 좀체 겹치지 않는다거나 하므로 가보고 싶던 곳보단 모두에게 최선이 되는 곳을 고른다. 이쯤 되면 아는사람 만나는 게 더 힘들다 생각을 한다.

게임을 하다 보면 파티플레이를 요구하는 콘텐츠가 있다. 언제부터 도입되었는지 잘 알 수는 없는데 자동으로 팀 매칭을 해주고 있다. 미리 목적을 밝히고 시간을 정하고, 사람들을 모집하고, 역할 분배를 하고 이런 걸 할 필요가 없어졌다. 그냥 목적지에 입장해 잠시 기다리면, 시스템이 필요한 인원을 찾고 분배해서 팀을 갖춰준다. 여러 사람의 시간과 목적을 동기화시킬 필요가 일절 없고, 그곳에 갈지 아닐지만 정하면 된다. 철저하게 내 위주로만 할 수 있다!

서로 만나기 까지의 여정이 이렇다는 것으로, 그 이후 시간부터는 또 다른 이야기가 있겠지. 아무튼 시작부터 의욕 꺾이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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