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쳐묵쳐묵/방에서

술, 안주#2




오향장육은 해본 적 있어서 재료도 얼추 있고, 소스 준비에는 큰 부담이 없었다. 제일 큰 부담은 삼겹살 튀기기. 그런데 겉면을 지져주는 정도로 대체 가능하다니 해볼 마음이 생긴 것. 그다음 문제는 사오싱주와 노두유. 굳이 따로 구해야 할까 싶었는데, 풍미에 결정적 영향을 주는 재료는 아니라 하니 역시 제외. 

동파육의 포인트라고 생각했던 건 껍질을 조리기 전 굽거나 지지는 과정이었는데, 오븐을 이용해 바삭한 돼지껍데기를 만드는 방법과 조합 가능할 것 같다. 그래서 가스레인지에 졸이는 대신 오븐 사용. 껍질은 소스에 잠기지 않게끔 했다. 양념은 잘 들었고 육질도 충분히 부드럽다. 문제는 껍질. 원하던 건 크리스피 크랙클링이었지만, 결과물은 딱딱하게 굳어 못먹을 누룽지가 나왔어. 그 조리법에 대한 탐구가 충분치 않았다. 칼집을 너무 깊게 넣었고, 수분 제거를 못 했으며, 식초를 사용하지 않은 것. 조림 효과를 내겠다며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서 장시간 조리한 문제도 있겠지. 

아마도 동파육 재시도는 없을 것 같은데, 오향소스를 즐기는 사람이 식구 중에 많지가 않거니와, 궁금했던 조리과정이 식감에 재미있는 영향을 주는 것 같지 않아서. 크리스피 크랙클링 만드는데 더 중점을 둘 것이고 양념은 다른 종류를 쓰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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