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쳐묵쳐묵/밖에서

문래동에서 술 마셨다#2




퇴근 후 가볍게 식사라도 해볼까 싶어 밖에서 힐끗 들여다보면 사람들이 북적였다. 금요일 저녁이라 그렇겠지. 올 한해 수영장은 쉬기로 해서 평일 저녁 여유시간도 있으니 너무 조바심하지는 말자. 생각은 이렇게 하지만 막상 들를까 싶으면 날씨가 훼방. 눈여겨 둔지 한참 만에 들어섰다. 식사류는 젖혀두고 탕수육 한 접시. 볶아서 나오는 게 좋은데, 따로 담아서 내주신다. 눈치 볼 것 없이 끼얹자. 덴뿌라가 아닌 이상 소스는 고기튀김과 한 몸인 것을, 찍먹은 먹부림의 길이 아니다. 

후르츠 칵테일이 사용된 묽고 달콤한 소스. 어떤 의미에선 정석적이다. 이런 타입치고는 새콤한 맛이 약한데, 그래서 물리는 타이밍이 늦게 온다. 나만 그런가. 신맛이 입맛을 돋운다고들 하지만, 어느 순간 끊어주는 때가 있지. 입안 깊숙이, 혀뿌리에 침이 엉기기 시작하면.

아주 두툼하게 썬 편이 아닌데, 고기덩어리는 충분히 촉촉했다. 보이시나요 사진 속 저 단면, 스며있는 육즙이. 아주 그냥 술도둑이라 빼갈 한 병 홀딱 마셨네. 이때부터였던 것 같아요. 방심으로 술자리가 잦았고 통풍이 다시 찾아와 이놈 해주러 출발한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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