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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생각 붙들기

사바하 감상(스포있음)




무척 재밌게 보고 나왔다. 중반 이후 모두 설명해버려서 별로였다는 이야기들도 있는 것 같지만 글쎄. 영화안에서 그 설명이 얼마나 설득력있게 삽입되었는가는 문제가 될지언정 그 자체가 문제라고는 생각치 않는다. 영화의 여운이란 단지 숨겨져 있던 메시지와의 숨바꼭질에서만 발생하는 건 아니다. 더욱이 소설과 달라서 이리저리 뒤적거릴 수도 없다. 친절하단건 대체로 좋은 것이다. 그걸 폄훼하는 건 좀, 에반게리온이 여럿 배려놨네..생각하는 수 밖에.

사바하에선 특히나, 더 친절해져야 했을 것 같다. 생각보다 이 비선형적 세계관은 우리에게 친숙하지 않다. '동양적'이라고 해도, 동양인이기보다 현대인이라서 그런 것 같다. 정말 다 설명해줬다고 생각했지만, 관람을 마쳤을 때 주변의 다른 관객들 반응이 그랬다. 이게 뭐야? 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두 개의 대사를 놓쳤다면 그럴 수 있는 것 같다. 

해안스님의 '불교엔 악마가 없습니다', 그리고 박목사의 '용이 뱀됐네'. 

비선형적이기에 이쪽이 저쪽이기도 하고 저쪽이 이쪽이 된다. 신적 경지에 도달했지만 그로서 완결나지 않고 언제 건 도로아미타불이 되는 것이다. 대학시절 지상선배가 설명해준게 기억에 남아있었다. 그 덕분에 큰 의문없이 영화를 따라갈 수 있었을거다.

감독도 이 사실을 잘 알았겠지. 설명하지 않을 수 없었겠지. 그래서 배운 변태라 하나보다.

세월호 알레고리를 들인 건 적절치 않았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영화를 보는 동안은 딱히 떠오르지 않았지만, 가만 따져보니 그런 것도 같다. 좀 고민 해봤는데, 만약 의도가 있었다면 비판점이 된다고 생각한다. 죽은 아이들이 우리의 죄를 대속해주었다는 식의 고백하는 시선만으론 다룰 수 없는 주제다. 아직 우리사회가 세월호에 대해, 그 세대의 트라우마에 대한 사과를 마치지 않았기에 더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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