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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인데 하늘빛이 예쁘고 그래서 좋은데 퇴근하고 건물을 빠져나와도 아직 밖은 밝다. 한여름이 되어간다는 게 겁나는 일에 가까웁지만 그래도 햇볕은 좋은 거지. 그렇게 파란 하늘, 때깔이 아주 좋은 날이면 자연스레 기분이 좋아지는 한편으로 억울한 마음도 좀 있다. 귀한 날씨를 누리지 못하고 회사 안에만 짱박혀 있어야 했냐! 어린 시절 나의 꿈, 돈 많은 놈팡이는 어디로. 주말인데 날이 좋으면, 곱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이번주가 그러하네. 토요일 저녁에는 소나기가 시원스레 쏟아졌고, 때마침 나는 카페 큰 창가에 앉아 있었고, 비를 피해 급히 움직이는 사람들 모습을 내려다봤다. 다음날까지 하늘은 여전히 깨끗하고 또 나는 볕이 잘 들면서 하늘이 내다보이는 자리를 찾아낸다. 연중 몇 번이나 가능한 일인가요, 운이 좋은 것 같지? 이 느낌 살려서 로또번호.. 더보기
외부계단#35 온수 성광교회의 외부계단은 바로 옆 성우 2차 아파트 담벼락과 함께 묘한 연속성을 지닌다. 마치 성곽과 망루 같아 보이는다는 점에서. 계단의 형태에도 흥미로운 점들이 있다. 난간의 높이가 균일하지 않고 슬래브 사이 계단이 꺾이는 지점으로 가면서 높이가 더 생긴다던지, 2층의 층고가 더 높은 탓에 계단이 두 번 꺾인다던지, 결과적으로 지면과는 맞닿지 않는다던지. 더보기
기생충 감상(스포있음) 수석의 의미가 무엇일지 고민해봤다. 누군가 희망이랬는데 안 들어맞는 부분들 때문에. 체육관에서 잠들기 전 기우 가슴을 짓누르는 장면이나, 다른 사람을 해하기 위해 지하실로 들고 내려 가는 장면을 생각해보자. 역시 무리다. 오히려 단순한 해석으로 가보자. 어떤 종류의 무게를 상상해본다. 부와 명예를 가져다준다고 믿어지며, 우리에게 계속 따라붙는 어떤 것. 폭력적으로 휘둘러지는 것. 결국은 우리의 머리통을 후려치는 것. 따지고 보면 그냥 돌멩이에 불과한 것. 능력주의라는 이데올로기. 한편 계획에 표현들도 흥미롭다. 계획이 있다고 말하는 자들은 기택이나 기우지만, 그것은 실재하지 않거나 허무맹랑하다. 오히려 계획이 있느냐를 묻고, 작동 가능한 액션플랜을 수행하는 건 기정이나 충숙이다. 손도스 옹의 작법 개념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