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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래동에서 술 마셨다#2 퇴근 후 가볍게 식사라도 해볼까 싶어 밖에서 힐끗 들여다보면 사람들이 북적였다. 금요일 저녁이라 그렇겠지. 올 한해 수영장은 쉬기로 해서 평일 저녁 여유시간도 있으니 너무 조바심하지는 말자. 생각은 이렇게 하지만 막상 들를까 싶으면 날씨가 훼방. 눈여겨 둔지 한참 만에 들어섰다. 식사류는 젖혀두고 탕수육 한 접시. 볶아서 나오는 게 좋은데, 따로 담아서 내주신다. 눈치 볼 것 없이 끼얹자. 덴뿌라가 아닌 이상 소스는 고기튀김과 한 몸인 것을, 찍먹은 먹부림의 길이 아니다. 후르츠 칵테일이 사용된 묽고 달콤한 소스. 어떤 의미에선 정석적이다. 이런 타입치고는 새콤한 맛이 약한데, 그래서 물리는 타이밍이 늦게 온다. 나만 그런가. 신맛이 입맛을 돋운다고들 하지만, 어느 순간 끊어주는 때가 있지. 입안 깊숙이.. 더보기
신촌에서 밥 먹었다#2 정육면체를 다시 찾았다. 첫 방문 때 깨부수면과 함께 나온 맑은 국물이 흥미로웠다. 생각보다 오랜만이다. 금요일 저녁. 키오스크로 주문하는 시스템이었는데, 이제는 직원이 직접 받는다. 주방 공간을 넓게 잡고 다찌석만 둔 실내를 생각하면 주문을 미리 마치고 들어오는 게 나쁜 설계는 아니다. 하지만 바깥에 놓인 기계를 못 본채 지나쳐 들어오는 손님이 제법 있지 않았을까? 백탕합면을 주문했는데, 닭고기와 조개를 사용한 더블스프다. 그렇게 기억한다. 헌데 어째서인지, 조개 맛이 힘을 못낸다. 뚜렷한 건 닭고기 맛뿐이다. 이렇게 심심하지 않았는데. 수비드 한 닭가슴살은 좋았다. 건져 먹을거리에 완탕과 조갯살도 있다. 구성이 나쁘진 않은데, 역시 패류가 아쉽다. 바지락뿐이라서 그렇겠지. 고수는 따로 제공해준다. 거.. 더보기
성남시 정자동에서 밥 먹었다 막국수 오랜만이다. 사실 족발집 곁들이로 먹은 적 몇 번 있는데 그건 좀 빼놓자. 삼전동 신천막국수 이후 한참 지난 것으로 생각했는데, 사당역 주변 몇 군데 가본 적도 있다. 만족스럽지 않았다는 것이고, 면 때문이다. 전분을 섞지 않고 툭툭 끊어지는 면을 내는 곳이 잘 없다. 양양이나 강릉에서는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는 스타일. 서울에선 되려 희귀하다. 평양냉면이나 소바집 찾기가 되레 쉽지.정자동에 있다는데 마침 근처 볼일도 있었다. 바지 수선을 맡기며 피팅이 필요하다기에. 겸사겸사. 가게 찾아가기는 어렵지 않은데, 눈에 잘 띄는 위치도 아니다. 요즘도 여기를 카페거리라 부를 수 있나. 아니 그렇게 부르기는 하나. 아무튼 거리 끄트머리.물막국수로 주문한다. 역시 면수부터 나오는데, 이거 메밀 숭늉이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