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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안주#2 오향장육은 해본 적 있어서 재료도 얼추 있고, 소스 준비에는 큰 부담이 없었다. 제일 큰 부담은 삼겹살 튀기기. 그런데 겉면을 지져주는 정도로 대체 가능하다니 해볼 마음이 생긴 것. 그다음 문제는 사오싱주와 노두유. 굳이 따로 구해야 할까 싶었는데, 풍미에 결정적 영향을 주는 재료는 아니라 하니 역시 제외. 동파육의 포인트라고 생각했던 건 껍질을 조리기 전 굽거나 지지는 과정이었는데, 오븐을 이용해 바삭한 돼지껍데기를 만드는 방법과 조합 가능할 것 같다. 그래서 가스레인지에 졸이는 대신 오븐 사용. 껍질은 소스에 잠기지 않게끔 했다. 양념은 잘 들었고 육질도 충분히 부드럽다. 문제는 껍질. 원하던 건 크리스피 크랙클링이었지만, 결과물은 딱딱하게 굳어 못먹을 누룽지가 나왔어. 그 조리법에 대한 탐구가 충분.. 더보기
술, 안주 애플크럼블과 함께 냉장고 속 남은 재료도 함께 털어냈다. 지난번 가족식사 시간 때 쓰려던 통 베이컨과 어쩌다 보니 박스째 들어와 있는 청경채. 희나 누나는 왜 집에 광파오븐까지 있는 것인가. 팬이며 주방용 집기들 다 갖춰져 있고. 본래 시켜 먹거나 나가서 먹고 들어오자는 계획이랬는데 주방이 너무 본격적이었다. 짐을 풀던 나는 그만 요리에 돌입해버리고 말았어요. 베이컨이야 반조리 제품이라, 포장지의 지시대로 오븐에 구운 뒤 썰어내면 그만. 청경채는 냉동해물과 함께 볶았는데 파, 마늘은 없었지만 굴소스와 페페론치노로 응급처치 가능하고. 빠에야 팬에 어디서 본 듯한 모양을 떠올리며 플레이팅 해두니 그럴듯한 파티 음식이 되었다. 더보기
이수에서 밥 먹었다 대장금이 보고 있다란 드라마가 텔레비전에서 나온다. 요즘 공중파 방송국 드라마들이 대체로 그렇지만, 케이블에서는 이미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긴 소재를 가져온 듯. 조금 다른척 하려고 초능력 코드도 섞었으나 아무튼 먹방인데, 식당이 내가 아는 곳이다. 이수역 부엌쟁이. 그래 맞아 저기 닭불고기 괜찮지. 오랜만에 가볼까. 방송에서야 호들갑 떨며 표현하지만, 가만히 보면 익숙한 구석이 있다. 오피스타운에 하나씩 있는 직화구이 집 그 맛. 기름과 고춧가루와 마늘을 강한 불에 볶은 직설적인 맛. 주재료를 제육이나 오징어 대신 닭고기로 잡고, 자작한 국물이 있으면서 숙주나물을 곁들여 먹는 게 차이. 주택가 식당이라 이쯤 어레인지 해줘야 설득력 생긴다. 일 인분 식사로 하기엔 양이 많고, 둘이가서 시원한 맥주나 막걸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