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쳐묵쳐묵/밖에서

한강로동에서 술 마셨다

 


 

용산역에 볼 일이 생긴다. 대학 동기생의 결혼식이었다. 학교 앞에서 청첩장 돌리던 날에는 참석을 못했다. 단톡방에서 일정 확인하던 땐 갈 수 있다고 했는데, 둘째 조카 돐과 겹쳤기 때문이다. 그런데 식에도 늦게 도착하네. 왕십리 역에서 중앙선 타고 가면 되겠거니 한 생각이 너무 안일했지. 배차간격 대체 뭔데? 그런 고로, 결혼 당사자와는 딱히 안부를 나눈 게 없었다. 하객으로 온 다른 과사람들하고 인사를 한다. 함께 집행부 생활하던 친구들과는 커피를 한잔씩 더 마시고 헤어졌다. 그러고 나서 용산역 주변을 한번 더 둘러보자니, 새삼 많은 게 바뀌었구나 싶었다. 신용산역 앞은 어쩐지 공터가 되어있었고, 으리으리한 주상복합 아파트도 들어서 있었으며,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이 저기서 번쩍거린다. 대학생 시절 영화보러나 가끔 오던 동네였지만, 감상에 좀 잠긴다. 눈길 잠깐 거두면 이것이고 저것이고 죄다 바뀌어, 여기가 내가 알던 곳 맞나 싶어 지는 게 서울살이지만. 그게 새삼스러울 것도 아닌 것이지만, 삼각지역까지 쓸쓸하니 걷게 되었다. 그리고 와인바 하나가 눈에 띄었다. Mmm. '음'으로 읽는가 보다. 2층에 위치한 가게였는데, 밖에서 활짝 열어둔 창문이 눈에 띄었고, 어쩐지 남산이 잘 보일 것 같았다. 그렇진 않았지만. 내추럴 와인을 다루는 모양이다. 이야기는 종종 들었는데, 접하는 건 처음이다. 그러니까 추천 와인으로 제시되어있는 걸 주문했다. 오렌지 와인이란 게 나왔다. 껍질을 제거하지 않고 만들어 주황색을 띠는 화이트 와인이랬다. 재미있는 것 같다. 레드는 어떤지 궁금해서 한잔 더 청한 뒤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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