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쳐묵쳐묵/밖에서

성수동에서 커피 마셨다

 


 

원두가 좋았다는 추천을 받고 성수동의 모멘토 브루어스를 찾았다. 업장 환경에 관한 정보가 없었는데, 편하게 앉아 있을 수 없는 커피 바 형식이더라고. 빨리 마시고 나가봐야지 하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져 내린다. 어쩔 수 없이 카페 안에 한동안 머문다. 창을 등지고 기대어 카운터를 바라보게 되었다. 손님으로 있는 사람들 중 대부분이 바리스타 혹은 그 주변인으로 보인다. 문득 2015년 굿즈 전시를 떠올렸다. 그때의 장면과 어쩐지 비슷하다는 느낌이다. 카페 공간의 미감까지도 그런 감상을 북돋아준다. 폐허라고도 부르는 어떤 경향성 말이다. 2010년도 중반의 독립공간들과 겹쳐보인다. 인스타그램으로 시간과 좌표를 얻어야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운영방식조차 유사하다. 

카페 노동자로도 걸쳐있던 그때의 문화예술인들이 이 씬에 남아 현재를 만들고 있는게 아닐까. 이들과 교류가 가장 활발했던 트위터에서 유사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에 피로감을 크게 보이는 이유도 설명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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