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쳐묵쳐묵/밖에서

부산 중앙동에서 밥 먹었다#2




40계단 거리를 어슬렁어슬렁. 어디고 들어가볼 맘 서질 않는다. 밥 먹을 만한 집 없던 것 같은데. 2년 전 기억과 크게 달라진 점은 없는 듯, 그래서 더 애매하군. 와중에 카레전문점 하나 눈에 띈다. 그래... 전에도 가볼까 말까 고민을 좀 해봤지 저긴. 오늘 한 번 시도해보겠다. 

주인아저씨 이력 중 재밌는 게 있다. 노래자랑 나가서 상 타온 걸 대체 왜 자랑하는 것이지. 흥겨움으로 숙성시킨 카레입니다, 뭐 그런 걸까. 아무튼 카레 한 접시 주세요. 그런데요 생선까스 토핑은 오늘은 다 떨어졌다고 하시네요. 

양파를 듬뿍 넣고 끌어올린 단맛이 인상적이다. 살짝 진밥이고, 낱알들이 좀 퍼져있긴 해도 군내는 없었다. 나쁘지 않은 편.

며칠 뒤 회사 주변서 점심밥 먹다가 이곳 생각을 했다. 소고기 토마토 스튜 때문에. 딱히 이 가게가 떠올랐다기보단, 최근에 먹었던 카레라이스를 떠올렸던 것이긴 한데. 스튜라는 요리가 별 인기 없는 게 카레 때문아닐까. 따져보니 건더기가 되는 재료란 거 얼추 비슷하더라고. 소고기, 당근, 감자. 자박하거나 걸쭉한 국물로 끓여내는 형식이고. 차이라면 향신료. 스튜는 셀러리와 와인, 토마토가 감칠맛이랑 향을 담당하는데. 나름 애써본들 카레의 그 압도적인 스파이스에 당할까. 오뚜기의 은총까지 말미암아 제작난이도며 가격이며 다른 승산도 없는데요. 뭐 그래도 나는 좋아해 스튜도 애그인헬도 굴라쉬도 모두모두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