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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인데 하늘빛이 예쁘고 그래서 좋은데 퇴근하고 건물을 빠져나와도 아직 밖은 밝다. 한여름이 되어간다는 게 겁나는 일에 가까웁지만 그래도 햇볕은 좋은 거지. 그렇게 파란 하늘, 때깔이 아주 좋은 날이면 자연스레 기분이 좋아지는 한편으로 억울한 마음도 좀 있다. 귀한 날씨를 누리지 못하고 회사 안에만 짱박혀 있어야 했냐! 어린 시절 나의 꿈, 돈 많은 놈팡이는 어디로. 주말인데 날이 좋으면, 곱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이번주가 그러하네. 토요일 저녁에는 소나기가 시원스레 쏟아졌고, 때마침 나는 카페 큰 창가에 앉아 있었고, 비를 피해 급히 움직이는 사람들 모습을 내려다봤다. 다음날까지 하늘은 여전히 깨끗하고 또 나는 볕이 잘 들면서 하늘이 내다보이는 자리를 찾아낸다. 연중 몇 번이나 가능한 일인가요, 운이 좋은 것 같지? 이 느낌 살려서 로또번호.. 더보기
강남아파트#2 강남아파트가 철거되기 전 그곳을 기억하는 전시가 있었다. 텀블벅을 통한 모집이 있었고, 나도 펀딩에 참여 했다. 사라지는 아파트 단지를 기억하려는 움직임들이 제법 있었다. 특정 유형에 대한 애호활동으로 볼 수 있겠고, 한편으론 어떤 장소에 관한 애도이기도 하다. 서울은 인간의 생애주기보다 장소의 생성과 소멸이 더 빠른 도시이다. 그래서 역할이 바뀐 것만 같은 이런 활동들이 가능한 것이겠지. 더보기
강남아파트#1 출근길에는 신대방부터 신도림까지의 이호선 지상구간을 지나치게 된다. 지금 회사로 이직을 하면서 동선에 더해진 풍경이다. 구로디지털단지역에 진입하며 마주친 아주 낡은 아파트들에 놀랐던 기억이 난다. 그곳에 사람이 거주하고 있다는 걸 알면서 더더욱 놀랐지. 준공연도가 오래된 건 맞지만, 재건축이 목전에 있는 단지였다. 그래서 아무도 손대지 않고 있던 것이지. 힐스테이트가 된다고 했던가. 시행사까지 모두 정해졌고, 허물어지는 건 언제라도 당연한 일. 그럼에도 제법 오래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싶었는데, 지난주 빈터가 되어 있는 걸 보았지. 단지에 가려있던 뒤쪽 풍경이 생경해 창밖을 어색해한다. 새 아파트가 들어서면 다시 가려질 뒷쪽 건물들아, 잠시나마 잘 지내보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