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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생각 붙들기

잠자고 있는 구형 기기로 홈허브를 만드려 했지만

스피커 한조를 급 구입했다. 본래는 네트워크 올인원 앰프 + 패시브 스피커를 고려하고 있었는데, 유튜브 공구에 혹해서 오디오 엔진 A2+ BT를 주문한 것. 얘는 액티브 스피커이므로 앰프가 필요 없다. 다만 소스기기를 어떻게 할 것인지 문제만 남은 상태. 주로 사용하는 음원 소스는 단순했다. 최근 무제한 요금제를 사용하게 되면서 유튜브 프리미엄에 가입했는데, 이 서비스의 진짜는 유튜브 뮤직이었다. 최근 음악 청취는 유튜브 뮤직에 전적으로 의존 중이다. 학생 때 모아둔 CD들이 좀 있긴 한데, CD 플레이어를 물리거나, 리핑해서 홈서버를 구축하는 건 일이 너무 커지는 듯하다.

어차피 유튜브 뮤직만 돌리면 되니 집에서 잠자는 구형 기기를 깨우기로 했다. 여기까진 단순하다. 문제 될 게 없었다. 그런데 디스플레이가 논다. 앨범커버만 띄워두기엔 좀 아까운데. 구글 포토에 있는 사진들로 디지털 액자를 돌려볼까? 그래서 fotoo앱을 찾았다. 내 구글 계정과 연동해서 포토에 있는 사진들을 슬라이드 쇼로 보여줄 뿐 아니라, 시계 기능도 더해진다. 다 좋은데, 스피커에 물려둔 스마트폰을 원격제어할 수가 없다. 어시스턴트를 쓰면 되긴 하는데, 구글 홈을 깔면 현재 폰에서 터치로 제어가 가능할까? 안된다. 왜 폰 to 폰 제어가 안 되는 것인가요 구글.

이쯤 되면 구글 홈 허브를 구입해야 하는가 고민하게 되는데, 한 가지 시도를 더 해봤다. 답답한 성능의 엘지 투인원 넷북에 윈도우를 밀고 크로미움을 설치하는 것. Cloudreayd를 이용해 구형 넷북을 크롬북으로 만드는 포스팅들이 있었다. 직접 OS 설치해봤다면 크게 어렵지 않은 과정이었고, 흡족스러운 구동을 보여줬다. 블로그 용도로 필요한 기능들은 크롬에서 다 가능했고, 답답하던 초기 구동 시간은 크게 줄었다. 그런데, 오디오 장치와 스크린 터치가 먹통이다. 그제야 Cloudready에서 공식적으로 지원하는 기기 리스트가 있단 걸 알았다. 내가 쓰던 물건은 당연히 리스트에 없다. 공식 지원하는 기기들이라도 초기에 alsamixer로 들어가 장치 뮤트 여부를 확인해보고 조작해줘야 하는 것 같았다. 한국 웹 포스팅에는 그런 말 없었잖아요 이 사람들아. 혹시나 싶어 alsamixer를 건드려봤지만 내 기기는 여전히 소리를 내지 못한다. 그래도 블루투스는 되네요.. 스피커에 페어링 시키면 어찌어찌 되겠다. 터치도 뭐 유튜브 뮤직 플레이어로 쓰는 거면 크게 문제없을 것이고. 

그럼에도 크로미움 OS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대비 메리트가 크지 않았다. 라디오 모듈이 내장되어 있지 않았고, 크롬웹 스토어에 등록된 확장기능/앱 중에서 Fotoo만 한 게 없으며, 마찬가지로 원격제어가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크로미움을 밀고 다시 윈도우를 깔지는 않을 것 같다. 블로그 머신으로는 적당한 것 같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