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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생각 붙들기

시스템 뒤에 사람 있어요

시스템이 잘 동작한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요. 흔히 인적요소가 완전히 배제되거나, 어떤 오퍼레이터를 투입하는지  균일한 작동하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나요. AI를 결합한 무엇에 대한 얼마 전까지의 호들갑도 그런 연장선이었던 것 같은데. 제가 아는 한, 그런 시스템은 없습니다. 그 이유는 다른 게 없는데, 프로세스의 어떤 단계에서든 판단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고요. 대개 이 판단의 뒷단엔 여러 사회문화적, 역사적 맥락이 놓여있더라고요. 알고리즘으로 처리할 수 없다는 거예요. 

그런데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이런 신화가 강하게 작동하는 것처럼 보여요. 다른 나라와 비교해볼 경험이 없어서 단순히 의심입니다만. 아무튼 그렇다치고, 원인으로 이런 게 있지 않을까 떠오른 게 있어서요. 모든 게 빠르게 바뀌어 왔기 때문이 아닐까. 무슨 소리냐. 이런 거죠, 시스템이라는 건 파악하기 쉽지 않습니다. 덩치가 크잖아요. 복잡하고. 그래서 어떤 문제가 식별되었을 때 바로 해결 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것조차 파고들면 이것저것 엉켜있는 경우가 많거든요. 조금 눈치 빠른 사람이나 진지하게 들여다본 적 있는 사람들이 이야기할 겁니다. 이거 바꾸거나 고치는 게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쉬운 게 아니라고. 그런데 이런 말 하는 사람들 인기 없거든요. 숫자도 적어요. 그래서 이런 이야기 크게 할 수 있는 사람 나오려면 어떤 시스템이 충분히 오래 굴러야 가능하지 않겠어요. 그런데 우리는 어떤 시스템이 성숙하기 전 계속 갈아치우면서 여기까지 왔다고요. 그게 나름의 장점으로 발휘되는 부분이 있겠으나, 결국 열쇠는 사람이 쥐고 있다는 걸 잊게 만드는 것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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