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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생각 붙들기

나의 두번째 침대

Olympus OM-D E-M5 mk2 + 17mm F1.8

 


 

부모님이 처음으로 구입하셨던 침대를 물려받아 독립 직전까지 사용했다. 기억하기론 이천 살던 때 집으로 들어온 물건이니 이십 년은 족히 넘겼구나. 그만큼 오래전 물건이다 보니 매트리스는 당연히 본넬 스프링이었다. 토퍼도 없고, 스프링 소리 나고, 스팀청소 같은 관리도 안 했는데, 어떻게 그렇게 썼지. 부모님이 두 번째로 쓰셨던 포켓스프링 매트리스는 십오 년 못쓰고 스프링 꺼지던데. 좀 불편하거나 투박한 것 같아도 옛날 물건들이 튼튼한 것들이 있어. 언젠가부터 제품 교체주기가 이삼 년 단위가 돼버린 것 같지 않니. 개인의 생애주기보다 다른 어떤 주기들이 주도권을 잡아버린 것 같다. 전월세 계약 주기나 배터리 교체주기나 신제품 발표주기 같은 것들, 시장의 주기들. 

직접 사용할 침대를 고르며 고민이 길었다. 그렇잖아요 한번 고르면 좀처럼 바꿀 일이 없는데.

프레임 따로 매트리스 따로 주문했는데, 프레임은 처음 보던 것에서 눈높이를 많이 낮췄고 매트리스는 한 급 올렸다. 요즘 나오는 롤팩 매트리스를 잠깐 검토했었는데, 나와는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제외. 비슷한 시기 친구가 마침 삼분의 일에서 비 타입을 구입했는데, 단단한 타입이더니 모서리에 걸터앉아보면 지지가 되질 않잖아. 대신 삼분의 일 가격대의 포켓스프링 제품들을 살펴보게 되었다. 펠리스나 베스트슬립 쪽. 그러다가 어쩌다가 커넥트디블랭크를 접하는데, 여기서 은하수 M02로 낙점했다. 이런저런 이유보다 이뻐서 골랐다. 망원동에 쇼룸 있다고 해서 방문해서 보니 실물은 더 이쁘지 뭐야. 매트리스 사이즈를 슈퍼싱글로 결정한 것도 그게 비례상 더 보기 좋아서이고. 매트리스 커버를 씌우지도 않기로 했고.

다행인 건 한달가량 써본 바 나에게 잘 맞는 것 같다는 점. 고민의 기간은 별 의미가 없는 것 같다. 결심의 이유와 그 결과는 이처럼 엉뚱한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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