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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두번째 침대 부모님이 처음으로 구입하셨던 침대를 물려받아 독립 직전까지 사용했다. 기억하기론 이천 살던 때 집으로 들어온 물건이니 이십 년은 족히 넘겼구나. 그만큼 오래전 물건이다 보니 매트리스는 당연히 본넬 스프링이었다. 토퍼도 없고, 스프링 소리 나고, 스팀청소 같은 관리도 안 했는데, 어떻게 그렇게 썼지. 부모님이 두 번째로 쓰셨던 포켓스프링 매트리스는 십오 년 못쓰고 스프링 꺼지던데. 좀 불편하거나 투박한 것 같아도 옛날 물건들이 튼튼한 것들이 있어. 언젠가부터 제품 교체주기가 이삼 년 단위가 돼버린 것 같지 않니. 개인의 생애주기보다 다른 어떤 주기들이 주도권을 잡아버린 것 같다. 전월세 계약 주기나 배터리 교체주기나 신제품 발표주기 같은 것들, 시장의 주기들. 직접 사용할 침대를 고르며 고민이 길었다. 그.. 더보기
출근시간을 정산해달라 월초부터 재택근무가 이어지고 있다. 그중에도 사무실 나가볼 일은 생긴다. 이 기간 직원들의 기본 근무지는 자택인데, 어떤 요구로 출근하는 날 이동시간은 근무시간으로 간주할 수 있는가? 출근 이후 업무를 위한 이동시간은 근무시간으로 간주하는 게 이상하지 않잖아. 특히 우리회사는 그룹웨어 상 직접 근태체크를 하게끔 갖추어져 있다. 집에서 원격으로 그룹웨어로 접속해 출근체크를 한 뒤, 회사로 출발한다. 원래라면 인정받지 못했을 출근시간을 근무시간으로 산입시킬 근거가 생겼다. 저렴한 대중교통 인프라는 기업의 채용인력 탐색을 위한 리소스 투입을 경감시켜 준다는 이야길 들어본 적 있다. 기업들이 정산해야 할 비용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더보기
겸사겸사 동네산책 코로나 여파로 스윙댄스 각 동호회도 모두 활동을 멈췄다. 천안의 줌바 강사 사례 때문인지 더 사리게 되는 것도 없지 않겠고. 그렇다고 주말에 아무것도 안 할 수가 없는데, 이 집에선 계절의 변화가 잘 느껴지기에 더 그렇다. 그러고 보니 관악산 자락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있던 것 같더라. 마천동 살 때도 등산로가 가까워 한참 산에 다녔지. 이곳에서도 그럴 수 있는지 보자. 호암산 능선을 탔고 한우물까지만 찍고 내려왔다. 이번엔 정찰 삼아 다녀오는 것이니까. 조금만 욕심을 내면 장군봉까지 이어지는 모양인데, 날씨가 좀 더 풀리면 가봐야겠다. 사람들은 바이러스에 난리가 나도, 풀과 나무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자기들만의 시간을 지켜 꽃이 피우기 시작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