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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에서 커피 마셨다 원두가 좋았다는 추천을 받고 성수동의 모멘토 브루어스를 찾았다. 업장 환경에 관한 정보가 없었는데, 편하게 앉아 있을 수 없는 커피 바 형식이더라고. 빨리 마시고 나가봐야지 하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져 내린다. 어쩔 수 없이 카페 안에 한동안 머문다. 창을 등지고 기대어 카운터를 바라보게 되었다. 손님으로 있는 사람들 중 대부분이 바리스타 혹은 그 주변인으로 보인다. 문득 2015년 굿즈 전시를 떠올렸다. 그때의 장면과 어쩐지 비슷하다는 느낌이다. 카페 공간의 미감까지도 그런 감상을 북돋아준다. 폐허라고도 부르는 어떤 경향성 말이다. 2010년도 중반의 독립공간들과 겹쳐보인다. 인스타그램으로 시간과 좌표를 얻어야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운영방식조차 유사하다. 카페 노동자로도 걸쳐있던 그때의 문화예술인들이.. 더보기
한강로동에서 술 마셨다 용산역에 볼 일이 생긴다. 대학 동기생의 결혼식이었다. 학교 앞에서 청첩장 돌리던 날에는 참석을 못했다. 단톡방에서 일정 확인하던 땐 갈 수 있다고 했는데, 둘째 조카 돐과 겹쳤기 때문이다. 그런데 식에도 늦게 도착하네. 왕십리 역에서 중앙선 타고 가면 되겠거니 한 생각이 너무 안일했지. 배차간격 대체 뭔데? 그런 고로, 결혼 당사자와는 딱히 안부를 나눈 게 없었다. 하객으로 온 다른 과사람들하고 인사를 한다. 함께 집행부 생활하던 친구들과는 커피를 한잔씩 더 마시고 헤어졌다. 그러고 나서 용산역 주변을 한번 더 둘러보자니, 새삼 많은 게 바뀌었구나 싶었다. 신용산역 앞은 어쩐지 공터가 되어있었고, 으리으리한 주상복합 아파트도 들어서 있었으며,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이 저기서 번쩍거린다. 대학생 시절 영화보.. 더보기
나는 스윙댄서#45 작년에 이어 올해도 동기들과 기념공연을 했다. 의상도 동일. 안무를 구성한 가막형 말로는 치명적인 콘셉트랬는데, 그냥 네 얼간이. 우리들 이만큼 잘하고 멋지다! 식으로 욕심내지 않았고, 재미있게 하자는 마음가짐이었다. 영상으로 하나하나 뜯어보면 백 프로 만족스럽지 않겠으나, 무사히 끝낸 것 같다. 생각해보면 무대에서 준비한 것을 온전히 보여줄 수 있는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다. 사실상 거의 가능하지 않을 텐데, 그래서 진짜들이란 스스로 만족스럽지 않을 때조차 남들 보이기엔 백 프로가 될 때까지 하는 사람들 아닐까. 스스로에게 백십, 백이십을 요구하면서. 일종의 오버클럭이지. 여기 있는 취미 인간은 그냥 즐겁기만을 바라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이렇게 기념하는 것도 올해가 마지막인 듯 싶다. 코몽형은 결혼해서.. 더보기